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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3.01.14 조회수 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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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택용 방부목 등급 신설되나 - 나무신문
개인주택용 방부목 등급 신설되나
SPF방부목 살리려는 꼼수다…등급 세분화는 세계적 추세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방부목 H2등급 KS규정이 개정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잠하던 방부목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확인결과 H2등급 기준을 고치는 ‘개정’이 아니라 ‘개인주택용가압식방부처리목재’라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는 ‘제정’작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기존 방부목 사용환경범주 등급기준을 손대는 것이 아니라 보다 세분화한 새로운 등급을 신설한다는 것.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방부목 사용환경 범주 세분화를 놓고도 찬반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따라서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SPF 구조목 구하기?
우선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이번 제정 작업이 캐나다와 일부 수입업자들에 의한 ‘SPF 방부목 되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시선이다. 방부목 시장의 건전한 발전 보다는 일부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한 꼼수라는 눈초리다.

실제로 산림청은 애초에 ‘불량 방부목’ 근절을 위해 H1과 H2등급 방부목을 없앨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한 캐나다대사관 관계자의 산림청 방문 등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H2등급 방부목을 그대로 존치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낸 바 있다.

‘불량 방부목’의 원흉 중 하나로 지적되던 게 바로 캐나다산 SPF(스프루스, 파인, 퍼) 구조목으로 만든 방부목이기 때문이다. 스프루스는 대표적인 방부액 난주입 수종으로 가압방식으로 방부해도 H3등급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지만, 이 방부목이 H3등급을 사용해야 할 장소에까지 불량하게 쓰이면서 일명 ‘불량 방부목’이라는 기괴한 신조어까지 나오게 됐다.
때문에 산림청은 H2등급 방부목 생산을 원천 봉쇄함으로써 불량 사용 자체를 막겠다는 나선 것. 하지만 H2등급 방부목이 살아남음으로 해서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캐나다산 SPF 구조목은 이후 H2등급 방부목 침윤도 기준이라는 복병을 만나게 된다. 침윤도란 방부액이 얼마만큼의 깊이까지 침투해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H2등급 방부목은 심재 기준 5㎜ 이상 방부액이 들어가야 한다. 변재는 방부액 침투가 쉬워서 별도의 기준이 없다.

하지만 특히 스프루스는 가압을 해도 5㎜ 이상 방부액을 침투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SPF 방부목의 부활은 다시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 침윤도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인사이징(자상처리)을 하게 되면 비용증가와 함께 소비자들의 선호도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후 캐나다우드 측에서는 전문가들이 한국을 직접 방문해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일련의작업을 벌였지만 더 이상 산림청의 양보를 이끌어 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방부목 생산용으로 국내에 수입되는 캐나다산 SPF 구조목은 한해 2000에서 2500컨테이너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집계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개인주택용’ 방부목 등급의 핵심이 바로 이 침윤도 기준을 없애는 것이다. 이번 제정 작업이 캐나다산 SPF 구조목을 이용한 방부목 생산을 되살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의 한 방부목 전문가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방부목은 주거용과 산업용, 조경용, 건축용이 따로 구분돼 유통되거나 사용되지 않는다”며 “사정이 이런데 ‘개인주택용’이라는 별도의 등급을 만든다는 것은 예전처럼 캐나다산 SPF 구조목으로 만든 ‘불량’ 방부목을 정상품으로 둔갑시켜서 팔겠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그는 또 “주거용 방부목 기준은 캐나다 등 아주 일부 나라에만 있는 등급이고, 캐나다도 미국에 수출할 때는 주거용이 아닌 산업용 기준에 맞는 제품만 수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캐나다에서 주거용 등급이 만들어진 것도 아주 최근의 일로, 캐나다 산림이 마운틴파인비틀이라고 하는 좀벌레에 감염돼 대량으로 고사되자 이 나무들을 소비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우리나라의 방부목 품질관리가 강화돼서 캐나다산 SPF 구조목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시도가 발생한다는 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사람은 아마 우리 목재업계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개인주택용 방부목 등급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충남대 이종신 교수(한국목재보존협회 회장)는 “(충남대) 장상식 교수(전 한국목조건축협회 회장)와 지난 11월 말 ‘개인주택용가압식방부처리목재’ 제정안을 제출했다”고 확인한 뒤, “제정안은 개인주택의 외부 데크 상판이나 울타리 판재 등에 한정해서 심재의 침윤도를 묻지 않고 흡수량은 강화하는 내용이다. H2등급 기준을 개정하려 한다는 일부의 지적은 잘못된 것이다”면서 “현재 개인주택용 데크 상판의 경우 두께가 보통 27~28㎜ 정도인데, 지금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양쪽에 8㎜씩 16㎜의 자상처리를 하면 오히려 강도가 떨어진다. 침윤도 기준을 없애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또 개인주택용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공공시설 등 조경시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캐나다산 SPF 구조목 살리기’라는 시각에 대해 “방부목의 사용환경을 세분화하는 것은 AWPA(미국목재보존협회) 등 전 세계적인 흐름이고,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에서도 사용 환경에 따라서 침윤도를 묻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또 침윤도 기준을 없애면 캐나다산 SPF 구조목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낙엽송과 같은 여러 가지 난주입 수종들이 똑같이 수혜를 받는 것이다”라고 부인했다.
 
 
가압식 방부산업 망한다?
‘개인주택용’ 방부목 등급 제정이 과연 우리나라 방부목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인가도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원활한 원재료 목재수급과 가격 경쟁력 확보 등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방부목에 대한 소비자 불신 초례 등 부정적 영향이 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침지식 방부목과 수입품이 국내 방부목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침윤도 기준이 없으면 굳이 가압 방식으로 방부목을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며 “특히 유통 단계에 있는 침지 방부목을 가려내기가 매우 어려울 것인데, 그렇다면 과연 누가 가압 방부목을 생산하고 유통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리투아니아나 에스토니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수입되는 레드파인 방부목의 수입이 어렵게 된 것은 순전히 이 침윤도 기준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침윤도 기준이 없어지면 이들 제품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해 방부목 생산업 자체가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입업체 관계자는 “다른 건 몰라도 지금 캐나다산 투바이포 SPF 구조목을 반 갈라서 만들고 있는 ‘사이딩용 데크’는 동유럽산 레드파인 제품이 확실히 가격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며 “캐나다산 SPF 구조목을 갈라서 데크로 가공하는 데 보통 사이(才) 당 300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계산하면 ㎥당 총 360달러 정도 하는데, 유럽산 레드파인 방부목 데크 완제품도 지금은 조금 올랐지만, 이 정도 수준의 가격이다. 하지만 유럽산 데크의 폭이 5㎜ 정도 더 넓기 때문에 면적으로 따지면 더 싸다고 할 수도 있다”고 계산했다.

그는 또 “이처럼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도 있으면서 나무의 성질도 더 야물고 가공성도 좋다는 등 장점이 있는 유럽산 데크를 소비자들이 더 선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캐나다산 SPF 구조목으로 침윤도 기준 없는 방부목을 다시 만든다면 굳이 국내에서 방부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며 “캐나다 현지에서 바로 주문생산해서 수입하면 그만”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종신 교수는 “(심재 기준) 침윤도는 묻지 않지만 흡수량 기준은 지금의 H4등급 수준으로 더욱 강화했기 때문에 침지식으로 제품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와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SPF 대안이 없다?
현재의 시장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론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질적으로 국내 관련 시장의 수요를 충족해줄 나무가 캐나다산 SPF 구조목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 ‘개인주택용’ KS 방부목 등급 제정의 한 ‘이해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기도 한 업체의 관계자는 “이번 제정 작업이 캐나다산 SPF 구조목과 관련 있다는 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는 솔직히 힘들어 보인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캐나다산 SPF를 대체할 나무가 없다는 게 중요하다. 캐나다 SPF가 방부목 생산용으로 한 때 1년이면 2000에서 2500컨테이너가 수입됐었다. 지금 이만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나라와 수종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SPF는 단순히 가격이 싸서 선호되는 제품이 아니다. 안정적인 공급과 함께 변형이 적고 깨끗한 재면 등 장점이 시장에서 어필하고 있는 것”이라며 “또 방부목의 사용환경 범주를 일반 가정용과 공공시설 및 산업용 방부목과 같이 한 데 묶어서 관리하고 있는 현행 방부목 기준도 손볼 시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불량 사용자는 계도 됐다?
이른바 불량한 사용으로 인한 ‘불량 방부목’ 문제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앞서 ‘이해 당사자’ 업체 관계자는 “(개인주택용) 데크 상판이나 손잡이, 울타리 판재 등에 사용을 한정한다고는 하지만, 공사현장에서는 이런 구분 없이 사용되는 게 현실이다.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한 목조주택업계 관계자의 현장에서도 계단 손잡이에 사용되던 SPF 방부목이 아무 구분 없이 토대용(머드실)으로 사용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일도 있다. 이러한 ‘불량 사용’이 ‘불량 방부목’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은 계도가 많이 돼서 현장 작업자들이 머드실 정도는 구분해서 사용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그러나 머드실용 방부목을 따로 판매하고 있는 목조주택자재 유통점 수 자체가 손으로 꼽을 정도로 ‘계도’는 열악한 실정이다.

한편 일선의 방부목 생산업계는 ‘개인주택용’ KS규정 제정의 유불리에 대한 판단에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정해목재방부산업 남궁문학 대표는 “방부기준이 완화되면 생산자 입장에서 당장은 편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비자들의 방부목에 대한 신뢰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올바른 방부목 사용법을 알아야 하는데, 산림청이 단속만 할 게 아니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방부목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아목재 유만길 대표는 “목재 방부에 있어서 침윤도는 상당히 중요하다.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약액이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는 곳은 부패하지 않지만, 약액의 농도가 아무리 진해도 약액이 들어가지 않은 곳은 방부효과를 볼 수 없었다”면서 “또 흡수량 기준이 있으면 침지법으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가압 방부목 업계가 이로 인해 피해보는 일도 없으리라고 본다. 다만 흡수량을 H4 수준으로 높였다는데, 이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 “낙엽송과 같이 일부 난주입 수종은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해도 방부액이 들어가지 않는데, 침윤도 기준이 없어지면 일단 일하기는 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2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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